저희 아버지는 술을 참 좋아하셨습니다.
(덕분에 전 아직도 취한 사람들을 싫어해요.)
집에서도 식사를 하시면 꼭 반주를 곁들이셨고,
동네 포장마차도 참 많이 가셨죠.
아버지께서 취기에 아들이 보고 싶어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를 걸어서
나오라고 하면 그게 참 그렇게 싫었습니다.
왜냐하면 취한 아버지의
반복된 잔소리를 들어야했고,
비위를 거슬렸다가는
또 혼나거나 집에가서 맞거나 했으니까요.
단 하나 좋았던 점은
포장마차에서 먹던 갖가지 안주가
맛있었다는거였네요.
요즘엔 포장마차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서
가본지가 20년이 넘은 듯 한데,
홍대에 레트로한 분위기의
실내 포장마차가 있다고 하여
홍대 포차, 홍대 핫플이라고 하는
[미미상회]에 아내와 다녀왔습니다.
2호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400m 거리로,
도보로는 5분 정도 걸리구요,
신촌역 8번 출구에서는
500m 거리로,
도보로는 6분 정도 걸립니다.
신촌과 홍대 중간 쯤 어딘가의
경의선 숲길 길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가게에 딸린 주차장은 없구요,
서강대역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거나
신촌현대백화점 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되는데...
여기는 "포장마차"입니다 ㅎㅎ
저처럼 차를 두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ㅎㅎ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2길 31-6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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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07-1463-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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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월 ~ 목 17:00 ~ 24:00
(라스트오더 23:00)
금 17:00 ~ 02:00
(라스트오더 01:00)
토 16:00 ~ 02:00
(라스트오더 01:00)
일 16:00 ~ 24:00
(라스트오더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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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이지만
버스를 타고 근처에서 내려서
경의선 숲길을 걸었습니다.
경의선 숲길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역무원과 기찻길을 건너는 사람들'
동상이 있는데, 그 옆에 참새방앗간이 있고,
그 옆에 [미미상회]가 있습니다.
눈에 굉장히 잘 띄는
외관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진짜 그 옛날 포장마차처럼 생겼어요 ㅎㅎ
(홍대포차하면 유명한 이유가 다 있는 ㅎㅎ)
물론 리어카를 개조해 만든
포장마차는 아니지만
실내포장마차 중 이런 분위기인 곳은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19시까지 입장시
생맥주 300cc를 1900원에
드실 수 있습니다.
비니루(비닐 아님 비니루임 ㅎㅎ)로 된 외벽,
신문지를 붙여 우풍을 막은 흔적,
노란 장판으로 된 바닥,
빨강, 파랑 원색의 플라스틱 테이블,
손으로 대충(?) 쓴 메뉴판,ㅎㅎ
이 모든게 90-00년대
옛 포장마차 감성 그대로입니다 ㅎㅎ
레트로를 흉내내는 가게는 많이 봤지만
여기는 그냥 찐 레트로네요 ㅎㅎㅎ
인스타아이디 주소도 골판지에 수기로 ㅎㅎ
인스타 감성 주점으로 핫하다더니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ㅎㅎ
출처 : 네이버지도 미미상회
메뉴도 옛날 포장마차에서 팔던
메뉴들이 거의 다 있습니다 ㅎㅎ
닭똥집, 오돌뼈부터 해서,
오뎅탕, 계란말이, 파전, 골뱅이소면 등등
이야~ 번데기탕도 있네요 ㅎㅎ
소주, 맥주, 하이볼, 막걸리 등
주류도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구요.
계절에만 파는 메뉴도 있어서
가을에는 대하도 파셨던 것 같구요,
지금은 한겨울이라서
석화, 꼬막, 통골뱅이탕을 팔고 계십니다.
저희는
두부김치(19000원), 오뎅탕(19000원),
우동(6000원), 그리고
알밤막걸리(5000원)를 시켰습니다.
생이명주 알밤생막걸리(5000원)입니다.
제 14 회 대한민국 막걸리 축제
금상에 빛나는 막걸리입니다.
막걸리는 쉐킷쉐킷 흔들어서 마셔야죠.
노오란 빛깔이 특징인데요.
다른 밤막걸리와는 다르게
치자가 들어가서 노란색인 듯 합니다.
짠~!!!
탄산도 딱 적당하고,
고소하고 진한 밤향과
달달함의 조화가 좋습니다.
(시큼한 맛은 거의 없습니다.)
꿀꺽꿀꺽 잘도 넘어가는데,
둘다 알.쓰이다보니
마지막엔 조금 취해버렸네요;;;
안주와의 페어링도 좋았어요 ㅎㅎ
두부김치(19000원)입니다.
참기름과 통깨가 골고루 뿌려진 두부와
매콤한 제육김치볶음입니다.
보통 두부김치는
그냥 김치볶음인 경우가 많은데
제육이 들어가 있어서 훨씬 맛있었어요.
두부김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김치의 맛인데
과하지도 부족하지 않게 익어서
딱 좋았습니다.
뽀얀 두부에다가
제육볶음 한점과 볶은 김치를 올리고
냠냠 드시면 되는데요...
대한민국 대표 안주다운 그런 맛이었습니다.
막걸리와 영혼의 단짝과도 같은 조합이죠 ㅎㅎ
오뎅탕(19000원)입니다.
끓이면서 드실 수 있도록
부르스타와 냄비 한가득 오뎅이 나옵니다.
꼬치오뎅을 포함해서
다양한 오뎅이 들어 있습니다.
뜨끈한 오뎅국물이 생각나서
시킨 저의 pick입니다 ㅎㅎ
보글보글 얼른 끓어라~!!
국물도 시원~~하고 맛있구요,
오뎅도 포장마차식 어묵느낌으로
괜찮았습니다 ㅎㅎ
다양한 어묵이 들어 있어서
골라먹는 재미도 있었구요 ㅎㅎ
막걸리와도 의외로 잘 어울렸습니다.
양도 푸짐~하네요...
우동(6000원)입니다.
그릇도 그렇고 스타일도 그렇고
옛날 포장마차 우동 딱 그 느낌입니다 ㅎㅎ
사실 두부김치랑 오뎅탕을 시키면서,
배가 많이 안 부를 것 같아서 시켰는데...
두부김치랑 오뎅탕의 양이
그리 많은 줄을 알았나요 뭐 T_T
사실 이미 배가 불렀지만
또 우동배는 따로 있는 법이지요.
겨울철에는 역시
김이 모락모락나는 우동 한그릇~!!!
면이 일식 우동처럼 많이 두껍지는 않았어요.
오뎅국물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맛의 국물이죠 ㅎㅎ
배가 부른 사람치고는...
국물까지 다 마셔버렸네용;;;
한쪽에 있는 현수막에는
다녀간 분들의 수많은 낙서가 ㅎㅎ
저도 써볼까하다가...
이거 뭐 후기가 하도 많아서
자리가 있어야 하지 ㅎㅎ
아내와 옛날 어렸을 때 얘기를 하면서
술과 안주를 주거니 받거니 했더니
금새 막걸리와 안주를 다 먹어버렸습니다;;;
추억을 되새김질 하고 싶으신
저같은(?) 옛날 사람들에게도,
이런 경험이 거의 없는
MZ 세대들에게도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같았습니다.
홍대 술집 그 중에서도 홍대 포차를
찾고 계신분들께
추천드릴만한 가게
[미미상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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