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근무를 마치고 광화문 근처에 볼일이 좀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서 식사를 할까? 아니면 광화문에 나온김에 식사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집에 들어가서 또 혼자 해먹기도 청승맞아서(별 게 다 청승맞네요. 막상 집에가면 잘 해먹으면서 ㅎㅎ) 식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화목순대국 광화문점(여의도 화목순대국이 유명하죠? 성시경의 "먹을텐데"에 나오고 나서부터는 웨이팅도 장난 아니라고 하더라구요.)에 가려고 했었습니다.(저는 순대국을 좋아해서 한때는 매주 2-3번씩 먹었는데, 지금은 거의 안 먹게 되었어요. 제 동선에 맛있는 순대국집에 별로 없어서요.)
그런데, 찾아보니 주중에만 영업하시고 주말에는 영업을 안하시네요?
하긴, 광화문 주변은 회사원들이 많은 곳이라 주말에는 순대국의 수요가 팍~ 줄어들테니까요.
눈물이 났지만, 어쩔 수 없죠 뭐.
차선책으로 면요리를 먹고 싶었는데, 국물이 있는 일본식 라멘을 먹을까, 마제소바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국물이 있는 요리가 먹고 싶어 [시미즈 라멘]이라는 곳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12 신문로빌딩 지하1층 37호
02-736-2022
영업시간
매주 일요일 휴무
월 ~ 토
11:00 ~ 20:30(브레이크 타임 15:00 ~ 17:30, 라스트오더 14: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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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선 광화문역 1번, 8번 출구에서 도보로 2분 거리입니다.
신문로빌딩 지하 1층인데, 정문으로 들어갔다가 많이 헤맸습니다.
정문 옆에 바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으니 그쪽을 이용하시면 헷갈리지 않고 더 빨리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T.M.I)
간판에 있는 한자처럼 시미즈는 "清水(しみず)" 즉 맑은 물이라는 뜻입니다.
오래된 빌딩인지 지하 상가는 오래된 식당이나 상가가 많았는데, 시미즈라멘 식당은 깨끗하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시면 바로 왼쪽에 키오스크가 있고, 여기서 주문을 하시면 됩니다.
음식메뉴는 위에 있는 메뉴가 전부인 듯 합니다. 그야말로 라멘 전문점이예요.
라멘 및 사이드
- 시오라멘(소금) 11000원
- 쇼유라멘(간장) 11000원
- 미니 차슈 덮밥(사이드) 3500원
- 시오라멘 스페셜 15000원
- 쇼유라멘 스페셜 15000원
- 계란추가 1000원
- 멘마추가 1000원
- 면추가 2000원
주류
- 기린 병맥주 330ml 7000원
- 테라 병맥주 330ml 5000원
- 하이볼 500ml 8000원
음료
- 코카콜라 355ml 3000원
- 코카콜라 제로 355ml 3000원
- 스프라이트 355ml 3000원
- 진저에일 250ml 2000원
차만 안 가지고 왔어도 맥주랑 같이 먹었을 것 같네요.(낮술이긴 해도요, 뭔가 술고래나 주당의 이미지가 생기는 것 같은데, 평소에 술을 그렇게 즐겨 마시진 않습니다. 맥주를 좋아하긴 하지만요.)
오픈주방으로 주방은 매우 깨끗했습니다. 다찌석(바 형태로 된 곳을 말하죠?)이 8자리 정도 있었구요. 테이블석 포함해서 총 20-25자리 정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혼밥은 일식당이 최고예요.
반찬은 오직 "타카나츠케(우리말로 하면 갓절임 정도일까요?)" 뿐입니다.
짭쪼름하지만 간이 그렇게 세지 않고 식감이 좋아 라면과 잘 어울립니다.
저는 시오라멘을 시켰습니다.
쇼유라멘은 많이 먹어봤는데, 시오라멘은 먹은 기억이 없네요.
일본어로 "시오"는 소금이라는 뜻으로, 간장으로 간을 한 쇼유(=간장)라멘과 달리 소금으로 간을 한 맑은 국물이 특징입니다.
뭐 가게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쇼유라멘이든 시오라멘이든 기본 베이스는 닭 육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시미즈 라멘]도 닭육수인 것 같네요.
얇은 면과 닭 육수의 맑은 국물, 파(흰 부분), 멘마, 차슈, 계란의 구성입니다.
먼저 국물부터 맛 봤는데요.
깔끔한 닭육수 국물이 인상적이네요. 비린내와 잡내는 전혀 없습니다.
차슈는 원래 돼지고기로 만드는 중국요리인데, 일본 라멘에 고명으로 쓰이면서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일본 음식으로 아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시미즈 라멘]의 "시오 라멘"의 차슈는(돼지고기가 아닌데 이렇게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닭육수 베이스의 라멘답게 돼지고기 차슈는 아닌 것 같네요. 수비드한 닭가슴살과 오리고기로 만든 것 같은 차슈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담백한 느낌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양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살짝 모자라게 느껴지는 정도였습니다.
(제가 성인 남자 치고는 그렇게 많이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참고해주세요. 제 와이프가 동의할지는 모르겠네요;;;)
시오라멘을 다른데서 먹어본 적이 없어 비교대상이 없는 관계로 이 가게의 시오라멘의 수준은 모르겠습니다만 깔끔한 맛이 돋보이는 닭육수 베이스의 라멘이었다라고 평가하겠습니다.
(이 가게는 그리고 보니 돈코츠 라멘은 없네요?)
깔끔한 맛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시오라멘을, 간장맛을 원하시는 분들은 쇼유라멘을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라멘을 다 먹고 밖으로 나왔는데, 사장님?직원분?이 급하게 저를 부르며 계단을 올라오시네요.
"손님~ 이거 두고 가셨는데요."
헉. 지갑과 책자, 모임 장소에서 받은 카스테라와 찹쌀떡을 종이백에 넣어두고 놔두고 올 뻔 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