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태어난 곳은 성남이고, 3살때 서울로 이사와서 서울에서 쭉 자라서 그런지, 항상 바다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 중에서는 서해보다 동해나 남해를 더 좋아하구요.
몇년 전 영덕에 놀러갔을 때 아이들에게 동해 바다를 보여주긴 했는데, 아직 바닷물이 차고(5월) 그 당시 파도가 꽤 거셌던지라, 뭔가 나중에 동해바다로 한번 놀러가야지 하고 마음만 먹고 있었답니다.
7월이나 8월에 가면 더 좋겠지만, 성수기라서 숙박시설은 터무니없이 비싸고, 사람이 너무 많이 붐비고, 또 너무 무덥기도 하기에 더위가 한풀 꺾인 9월 초에 여행 계획을 잡았습니다.
총 2박 3일의 일정으로 하루는 [롯데속초리조트]에서 하루는 [체스터톤스 속초]에서 묵었습니다.(추후 포스팅 하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그 중 첫날 저녁에 방문했던 [봉포머구리집]입니다.
네비게이션에 [봉포머구리집]을 치고 가시면 가장 편하게 가실 수 있습니다.
위치는 영랑호가 바다로 이어지는 부분과 등대해수욕장 사이의 해안쪽이며,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1.2km 거리입니다.
강원 속초시 영랑해안길 223 봉포머구리집
0507-1404-2026
영업시간
월 ~ 금 : 10시 ~ 19시(라스트 오더 20시 15분)
토, 일 : 09시 30분 ~ 21시 30분(라스트 오더 2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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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작은 식당이었다고 하는데, 돈을 많이 벌어서 신축 건물도 올리고, 고성에 분점도 내셨다고 하네요.
지도의 빨간 부분이 모두 [봉포머구리집]의 전용주차장으로 주차 공간은 충분합니다.
출처 : 네이버 지도 거리뷰
출처 : 네이버 지도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팔고 있으나 메인 메뉴는 물회입니다.(사실 속초에 오래 살았던 분이나 공중보건의를 속초에서 했던 분들은 다른 가게를 더 추천하시는 경우가 있었는데, 위치나 주차의 편의성으로 봉포머구리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1층도 영업을 하시는 것 같은데, 비수기라서 1층은 운영하고 있지 않았구요.
2층으로 안내 받아 올라갔는데, 비수기 평일이라서 그런지 자리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성수기라도 1층까지 운영하면 자리는 부족할 것 같지 않을 정도로 공간이 넓고 자리가 충분했습니다.)
날씨 좋은 낮에는 창밖으로 바다도 보일 것 같은데, 늦은 시각이고 날씨가 흐려서 바다 구경은 못했습니다.
서빙은 요즘 유행하는 서빙로봇이 하고 있었네요.
가게가 너무 넓다보니 직원을 부르거나 벨을 누르면 꽤 불편할 것 같았는데, 다행히 테이블마다 주문용 태블릿이 있어서 편하게 주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어른 셋(장모님, 저, 아내)과 아이 둘(6살 첫째와 3살 둘째)이 방문했는데, 제가 주로 먹을 모듬물회 1개(18000원), 성게미역국 1개(14000원), 홍게살비빔밥 1개(17000원), 오징어순대 1개(15000원)를 주문했습니다.(아니 물가가 정말...)
기본 반찬은 마른김(근데 구워서 나오는 게 아니라 좀 눅눅했네요), 김치, 찐 감자(역시 강원도), 오징어볶음, 옥수수범벅(우측 사진에 보이는 팥색깔의 음식인데, 저는 이번에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강원도 향토음식이라고 하구요, 옥수수에 팥과 강낭콩 등을 넣어 끓여서 만든 음식이라고 하네요.), 순두부(간수로 만든 순두부가 영동지방에서 유명하니까요. 속초에도 유명 맛집이 몇 있고, 강릉에도 초당순두부집이 유명하죠.) 등이 나옵니다.
리필도 잘 해주시니 다 드시고 더 리필해드셔도 됩니다. 저희도 한번 리필해 먹었습니다.
제가 먹을 모듬물회(18000원)입니다. 각종 회(오징어, 한치, 도다리 등)와 멍게, 톳 등을 새콤한 육수에 말아먹는 음식인데, 여름 별미입니다. 소면이 같이 제공되기 때문에 넣어서 드시면 됩니다.
제주도에서만 먹어봤는데, 속초의 물회는 또 다른 맛이네요.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속초 관광지도 등에는 속초 3대 물회집이라고 소개되고 있으니 맛은 어느 정도 보장된 곳입니다.
아이들에게 먹을려고 시킨 성게 미역국(14000원)입니다. 성게가 듬뿍 들어있는데, 신선한 성게를 썼는지 비린내 없고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입니다.
둘째는 낮잠을 못 잤더니 잠들어버려서(물놀이를 그렇게 했으니;;;) 첫째만 맛있게 먹었네요. 장모님도 좋아하셨습니다.
서울이나 내륙지방은 아무래도 소고기미역국이 스탠다드인데 비해, 바다 쪽 지방은 성게나 해산물 미역국을 먹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성게 미역국이나 해산물 미역국이 바다의 맛(?)도 나고, 더 맛있더라구요.(미역 자체가 해산물이니 해산물 미역국이 더 근본있다고 생각합니다.)
홍게살 비빔밥(17000원)입니다. 발라낸 홍게살과 콩나물, 새싹, 날치알, 김 등이 들어 있는데, 여기에 공기밥과 참기름, 비빔용 간장을 넣고 비벼 먹습니다. 역시 아이가 잘 먹더라구요. 고소하고 감칠맛이 뛰어납니다. 자극없는 건강한 맛이예요.
둘째는 맛보지도 못하고 쿨쿨 잠만 자네요. ㅉㅉㅉ 결국 밤에 배고프다고 깨서 우유도 먹이고 롯데리아에서 지파이도 사다 먹이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징어순대(15000원)입니다.
사실 오징어순대는 아바이 마을에 가서 먹으려고 했는데, 익일 날씨가 어떻게 될지를 몰라 일단 맛이라도 볼까하고 시켰습니다.
오징어순대는 오징어의 내장과 속을 파내고 그 안에 소를 채워 쪄낸 요리인데, 예전에는 계란을 입히지 않고 나왔다고 하네요. 제가 예전에 먹어 본 오징어순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오징어순대가 모양유지가 힘들다보니 계란을 입혀서 부쳐내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현지인들은 느끼하다고 부정적인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저는 맛있었습니다.
가격은 그렇게 착하지는 않았지만 관광지가 다 그렇죠 뭐. 그래도 맛있고 배부르게 먹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속초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 중 물회를 좋아하시거나 여러가지 해산물로 만든 음식을 맛보고 싶은 분들께는 추천해볼만한 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