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트로
아내와 교토를 다녀온지도
벌써 3개월이나 지났습니다.
쓰고 싶은 글은 많은데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으니...T_T
오늘 소개드릴 교토의 식당은
[데우치 토오루 소바(手打とおる蕎麦)]입니다.
교토 여행 2일차에 갔었구요,
후시미이나리 신사에 갔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한 후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교토의 명물이라는
소바를 먹기로 했는데요.
원래 제가 찾았던 곳은
[혼케 오와리야 본점]이었습니다.
구글 평점도 나쁘지 않았고
한국인의 후기도 많았고
타베로그에도 올라와 있는
그런 유명한 식당이었거든요.
찌는 듯한 날씨에
구글 지도를 보고
땀을 뻘뻘흘리며
가게 앞에 도착했는데...

"오빠...여기 우리 왔던데야..."
"어? 정말? 언제?"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을 찾아보니
정말 2016년 9월에
아내랑 오사카에 놀러와서
교토 당일치기 여행을 할 때 먹었더군요;;;
뭐 다시 먹어도 맛있겠지만,
근처 다른 식당들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제가 먹고 싶었던
니신소바는 [마츠바 본점]이 유명한데,
이미 걸어가기엔 너무 멀어져서
근처의 소바 집을 찾다가
가게된 곳이 바로
[데우치 토오루 소바(手打とおる蕎麦)]입니다.
위치 & 찾아가는 길

교토 교엔, 교토 고쇼 근처에 있구요,
가라스마선 마루타마치 역과
가라스마오이케역 사이쯤에 있습니다.
지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혼케 오와리야 본점]의 지척에 있습니다 ㅎㅎ
(그만큼 멀리 가기는 지쳤다는 얘기 ㅎㅎ)
주소 & 영업시간
: 월, 화, 수는 정기휴무,
하루 3시간만 영업하는 식당
|
일본 〒604-0831 Kyoto, Nakagyo Ward, Matsuyacho, 35−1
|
||
|
영업시간
목 ~ 일 11:30 ~ 14:30
|
영업시간이 좀 특이하죠?
월 ~ 수가 휴무입니다;;;
(저희는 운이 좋게도 목요일에 딱~!!!)
게다가 점심시간 딱 3시간만 영업합니다.

왜 이런 영업방식인지
가게에 들어가보니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모던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
하지만 좌석은 다찌석 7개 뿐
(웨이팅 필수)

딱히 큰 간판도 없어서
여기가 식당이 맞나 싶은 외관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데우치 토오루 소바(手打とおる蕎麦)]라고
써 있습니다.
이거 뭐 일본어 모르는 사람들은
방문하기도 힘든 곳이네요 ㅎㅎ
데우치(手打(ち),てうち)는
한자 그대로 "손 수"에 "때릴 타"를 써서
우리 말로 하면 "수타"라는 뜻입니다.
(수타 우동은 데우치 우동)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서
수타로 만든 소바가
바로 "데우치 소바"입니다.
가게마다 메밀가루와
밀가루의 비율이 달라서
맛, 식감, 점도 등이 모두 다르다고 해요.

가게는 매우 협소합니다.
다찌석이 7개밖에 없고
사장님 혼자 주문도 받고
소바도 만들기 때문에
웨이팅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식사 중인 손님 7분에
웨이팅하는 손님들이 6분...
일단 더 이상 걸을 힘이 없어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웨이팅 좌석에서
가게 입구쪽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
뭔가 교토식 정원 같기도 한 느낌이 좋네요.
사장님이 연세가 꽤 있어보이시던데
가게 인테리어가
꽤나 모던하고 세련되었더군요.


벾에 붙은 모노크롬 사진의 느낌도 너무 좋아요.
뭔가 젊었을 때는 예술을 하셨던 걸까요?

30여분을 기다려서 드디어 착석...
주방도 엄청 깔끔하구요
그릇 하나하나도 감각적이고 예쁘더군요.
(뭔가 사장님의 성격을 알 듯 한...)
메뉴 & 주문내역
: 사장님이 직접 만드신 다양한 수타 소바

출처 : 구글지도
음...메뉴가 벽에 써 있긴 한데...
(물론 저는 더듬더듬
읽을 수 있습니다만 ㅎㅎ)
전부 일본어...
(매우 옛날 사진이라 가격이
지금과 많이 다르네요.)
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영어 메뉴판을 주십니다.
(한글 메뉴판은 없는 듯...
한국인이 거의 가지 않는 곳인 듯 ㅎㅎ)




출처 : 구글지도
크게 메뉴는 냉소바와 온소바,
그리고 기타 사이드 메뉴로 나뉩니다.
냉소바는 자루소바, 야마카케소바,
오로시소바가 있구요,
온소바는 카케소바와 니신소바가 있습니다.
모든 냉소바는 요청하면
따뜻하게도 가능합니다.
사이드로는
소바가키, 홈메이드 젠자이,
키나코 덤플링이 있고,
니신이나 토로로, 오로시, 피클은
추가요금이 있습니다.

모든 메뉴는
"나미(並(み), なみ) : 보통"와
1.5배, 2배를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교토의 명물인
니신소바를 먹고 싶었으므로
이 더운 날씨에
온소바인 니신소바(1400엔)를,
아내는 냉소바인
오로시소바(1100엔)를 시켰습니다.
사장님은 영어에 능통하지 않으셔서
(너도잖아 임마;;;)
일본어로 주문하였습니다 ㅎㅎ

사장님께서 사진에
꽤나 조예가 깊으시고 좋아하시는 듯...
(모노크롬 매니아이신가 봄~!)
메뉴판 표지도 고양이 사진이예요...
기본 상차림
: 깔끔한 상차림과
상큼한 피클 오토시(추가시 요금 발생)

큰 나무 쟁반에 나무 젓가락 세팅...
옆에 있는 차는 우롱차였던가
소바유였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맑은걸 보니 우롱차였던 듯;;;
(그러니까 여행기는 그때그때 써야지;;;)

반찬은 피클...
오이, 무, 당근인데
깔끔하고 맛있었습니다.
피클 추가시 100엔이라
아껴 먹었습니다;;;


시치미는 보통 빨간색을 많이 떠올리시는데
쿠로시치미(黒七味, くろしちみ)도 있네요.
교토 기온의 노포 중에
하라료카쿠라는 양념가게가 있는데
그곳에서 파는 명물 지역 특산품입니다.
처음엔 후추인 줄 알았네요.
풍미가 좋아서
비교적 심심한 국물 맛인
니신소바에 조금 넣어드시면 맛이 좋습니다.

주문이 들어가면 그때부터
메밀면을 끓는 물에 삶아서
만드시기 시작합니다.
뭐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어요.
저희 것만 만드시는 것도 아니라서 ㅎㅎ
그래도 뭔가 장인 정신이 깃든
잘 알려지지 않은 로컬 식당에 온 듯 해서
뿌듯~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글쎄 네이버에 후기가 하나도 없다니까요)
니신소바
: 메밀향이 진하게 나는 은은한 온소바에
달달짭쪼름한 말린 청어가 턱~!!

제가 시킨 니신소바(1400엔)입니다.
니신소바와 피클, 파 슬라이스의 구성입니다.
니신(鯡,にしん)은 우리말로 "청어"구요,
말 그대로 청어가 들어간 소바입니다.
니신소바는
일본 메이지시대(19세기 후반)
교토에서 처음 만들어진
요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토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일본의 대표적인 분지 지형으로
(그래서 여름에 무지 덥습니다...
대구도 분지라서 엄청 덥잖아요...)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신선한 해산물이 공급받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 수도였던 교토로 들어가는
공물 중 해산물은 전부 말린 형태로
가공되어 진상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청어를 비롯해서 말린 생선이
교토에서 유명했는데
그것을 소바랑 결합시킨 것이
바로 니신소바의 탄생입니다.

사실 냉소바는 많이 먹어봤지만
온소바는 매우 생소했습니다.
(게다가 조려낸 청어 한마리가 똭~!!!)
국물은 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교토식 단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슴슴한 국물이었구요,
소바는 메밀향이 은은하게 났습니다.
사실 청어가 없었다면
'이걸 무슨 맛으로 먹지?'
싶을 정도로 심심한 맛...

청어는 매우 잘 손질되어
가시하나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청어는 일본식으로
감로조림(甘露煮) 했는데요.
달콤짭짤한 맛이 참 좋습니다.

비린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어요.
음...난 니신소바를 처음 먹어보는데
이 청어조림은 분명 어디서 먹어본 맛인데...
어디였더라...
음...
앗~!!! 이 맛은??
과메기...ㅎㅎㅎ
과메기 중에서도 청어로 만든 과메기는
달큰하고 감칠맛이 좋은데
(꽁치 과메기보다)
그 맛이랑 비슷합니다.
물론 청어 과메기가
쫀득쫀득한 식감이라면
니신 소바의 청어 감로조림은
부드러운 식감이죠.
하여튼 이 달큰짭쪼름한 청어조림과
다소 밍밍하지만 은은한 맛의 소바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소바국물이 밍밍한 이유가 다 있었다니까요.
같이 먹어야 맛있습니다 ㅎㅎ
오로시 소바
: 시원한 간 무와 은은한 가쓰오부시 육수,
그리고 고소한 메밀면의 조합

이건 아내가 시킨
오로시 소바(1100엔)입니다.
오로시 소바(卸し蕎麦, おろしそば)는
"오로시", 즉 강판에 갈아서
만드는 소바라는 뜻이구요,
여기서 강판에 가는 것은 무입니다.
메밀국수에 육수를 붓고
그 위에 간 무나 기타 토핑을
얹어먹는 소바입니다.
기본적으로 육수를
"부어" 먹는 요리이기에
육수 양이 일반 소바처럼
많지는 않은 것이 정석이나
육수의 양, 토핑은
지역, 가게마다 모두 다릅니다.
[데우치 토오루 소바(手打とおる蕎麦)]의
오로시 소바는 국물이 자작하고
위에는 오로시(간 무)와 가쯔오부시,
파 슬라이스가 올라갑니다.
기본적으로 보통의 소바도
가쯔오부시 육수에
간 무나 파를 얹어 먹습니다만
오로시 소바의 경우
육수보다는 간 무의 비율이 높아
무즙의 시원함이
좀 더 강조되는 느낌이구요,
메밀면의 고소함과 무즙의 조화가 좋고
은은한 가츠오부시의
감칠맛이 뒤를 받쳐줍니다.
은은한 맛이 나쁘지 않아서
별미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만...
엄청난 맛은 아니라서
다시 시켜먹을 생각은 그닥 ㅎㅎ

총평
원래 가려고 했던 가게는 아니지만
숨겨진 맛집을 찾은 것 같아서
나름 만족했던 가게입니다.
좌석이 많지 않고
사장님이 혼자 일하시기 때문에
웨이팅이 길게 걸릴 수 있어
타이밍을 잘 보고 가셔야 하는 곳입니다.
게다가 월~수 휴일에
하루 3시간만 영업하시기에
여행일정과 맞추기
힘드실지도 모르겠네요.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만한
맛집인지는 모르겠지만
근처에 가신다면 한번쯤 방문하시면
후회없을 선택이 되지 않으실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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