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보슬 내리는 가을비...
아니 폭우...
아니 천둥까지 치던 어느날 오후...
날씨가 쌀쌀해지고
이렇게 비까지 오는 날에는
따뜻한 국물이 생각납니다.
아내의 퇴근 시간에 맞춰
이대역 쌀국수 맛집인
[포히엔베트남쌀국수]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3길 2
02-365-1985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
이대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2분 거리입니다.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입니다.
노란색 외관의 작은 점포입니다.
포히엔 이대점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체인점인가? 했는데
이대점이 분점인 것 같기는 하지만
체인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대역 쌀국수하면 손에 꼽는 맛집 중 하나로
폐업이 잦은 이대 앞 상권에서
오랫동안 영업하고 있는 집입니다.
(뭐 그만큼 맛이 있다는거겠죠.)
한글 입간판과 영어 입간판
2개가 있습니다.
(어? 근데 메뉴가 다르네요 ㅎㅎ)
메뉴판은 입구에 있는
포스기 옆에 있습니다.
그곳에서 메뉴를 고르고
포스기에 직접 자리를
선택하고 입력하면
주문이 들어가는 시스템입니다.
가게 인테리어는
여대 앞이라서 그런지
뭔가 아담하면서도 아기자기하고
또 산뜻한 느낌입니다.
메뉴는 전형적인
베트남 식당의 구성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아마 현지인이
사장님이신 가게 같아요.
(사실 이런 곳이 찐 맛집이죠. ㅎ
스미스씨가 만드는 김치찜보다는
김막례할머니께서 만드시는 김치찜이
더 신뢰가 가지 않습니까?)
스리라차 소스와 베트남 소이소스,
베트남고추소스가 있고,
베트남 고추와 마늘다진 것이
준비되어 있어서
기호에 따라 쌀국수에 넣어 먹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후띠우쌀국수와
분짜(비빔쌀국수)를
시켰습니다.
후띠우쌀국수(9000원)입니다.
이 가게는 특이하게
후띠우쌀국수와 하노이쌀국수
2종의 쌀국수를 팔고 있는데요.
후띠우(Hu tieu)는 베트남 쌀국수의 한 종류인데,
(우리가 흔히 먹는 쌀국수는 포(퍼,pho)구요)
보통 베트남 남쪽 지방에서
많이 먹는 쌀국수로서
해산물과 고기가 같이 들어간
형태가 가장 전형적이라고합니다.
그래서인지 새우도 들어있고
어묵도 들어있습니다.
(메추리알도 들어있네요.)
흔히 먹는 베트남 쌀국수가 아니라
약간 우리나라의 해물칼국수와
베트남 쌀국수의 중간형태 맛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쌀국수집에서는 먹지 못했던
맛이라 별미였습니다.
(여러분은 드셔보신 적 있나요?
저는 처음 먹어봤습니다만)
흔히 먹던 베트남 쌀국수를 원하셨다면
하노이 쌀국수를 시키셔야 할 것 같아요.
(물론 베트남 북부와 남부의 포(pho) 역시
국물의 진하기나 맛이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기껏 국물이 있는 걸 먹고 싶다고
와 놓고서는 옆 테이블에서 드시는
분짜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분짜(10900원)를 시켰습니다.
분짜는 일종의 비벼먹는 쌀국수인데,
쌀국수와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채소를
특유의 소스(피쉬소스가 들어간)에
비벼먹는 요리입니다.
포히엔의 분짜에는 짜조도 잘라져
들어가 있습니다.
분짜도 우리나라의 탕수육 논쟁처럼
부먹파와 찍먹파의 대립이 심한 것 같은데,
찾아보니 일본의 자루소바나 츠케멘처럼
찍어먹는 게 정석 같습니다만,
저는 걍 부어먹었습니다.
(탕수육은 찍먹파인데, 왠지 배신인 것 같아
죄의식이 들었네요. 미안합니다 찍먹파 여러분)
소스는 새콤달콤한 맛인데
한국인들이 좋아할 맛입니다.
피쉬소스이지만 비린 것이 전혀 없습니다.
숯불향이 느껴지는 고기도 맛있고,
짜조도 맛있어요.
전체적으로 식감도 좋고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후띠우쌀국수 자체만을 즐기다가
중간에 베트남고추소스를 넣어 먹으면
전혀 다른맛의 매콤한 쌀국수가 되는데
이 또한 쌀국수를 즐기는 방법입니다.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신 방법이네요.
마늘다진 것도 넣으라고 하셔는데,
그건 안 넣었습니다 ㅎㅎ)
이대역 쌀국수 가게 중에서
꽤 괜찮은 집 중 하나이니
근처에서 쌀국수를 드시고 싶다면
좋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되실 겁니다.
특히 후띠우 쌀국수는 근처에서는
이곳에서만 팔고 있으니
맛보고 싶은 분은 꼭 방문해보세요.
(사실 후띠우 파는 곳은 다른데서도
거의 못보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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